대학동창들과 늦가을 남산 트레킹
상태바
대학동창들과 늦가을 남산 트레킹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9.11.17 01: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늦가을 정취 즐가려는 사람들도 아침부터 만원
오색으로 물든 고운 단풍에 여기저기서 '탄성'
서울 남산은 16일 주말을 낮아 막바지 가을의 정취를 즐기려는 사람들로 아침부터 붐볐다.copyright 데일리중앙
서울 남산은 16일 주말을 낮아 막바지 가을의 정취를 즐기려는 사람들로 아침부터 붐볐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남산은 오늘(16일) 하루종일 사람들로 넘쳐났다.

주말을 맞아 막바지 가을의 정취를 즐기려는 사람들로 남산 곳곳은 아침부터 만원이었다.

내 가슴 속을 후비고 지나가는 아픈 일로 갈까말까 망설이다 떠밀리듯이 나선 대학 동창들과 남산 트레킹.

아침 9시 45분, 서울 지하철 동대입구역 6번 출구 앞. 약속장소에 먼저 도착한 나는 커피를 시켜놓고 내 가슴을 아프게 했던 일을 떠올리며 눈을 감고 있자니 저 멀리서 누군가 내 이름을 불렀다. 친구였다.

그렇게 하나 둘 셋... 금세 열 일곱 명이 모였다.

우리는 오전 10시가 조금 지나 계단을 따라 남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산기슭에는 예쁜 물감을 뿌려놓은 듯 울긋불긋 단풍이 절정으로 치닫고 있었고 산등성이에는 단풍이 지고 있었다.

올해는 일교차가 작아 전국적으로 단풍이 예쁘게 물들지 않았다는 푸념이 있지만 붉게 타는 남산의 단풍은 곱기만 했다.

우리는 남산에 올라 해발 480미터의 서울타워 아래에 있는 자물쇠 트리를 둘러봤다.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사연을 담아 자물쇠로 보관해 놓은 모습이 이채로웠다.

"워 셔 중구어 런." 이날 남산에는 외국인 관광객이 많았으며 특히 중국 관광객이 많이 눈에 띄었다. 그들은 한국에서의 추억을 위해 연신 카메라 셔트를 눌러댔다.

우리도 돌아가며 그곳에서 사진을 찍었다.

잘 웃는 한 친구에게 '누구보고 웃는 거냐'고 내가 물었다. "그냥 카메라를 보고 웃는 거다"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또 다른 여자 동창은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대상으로 방과후 오보에 수업하는 일을 얘기하며 즐거워했다.

서울타워 아래에서 30여 분 간 머물다 계단을 따라 남산 북측 순환로 쪽으로 우리는 내려왔다. 내려오는 길에 케이블카를 타고 오르내리는 사람들이 더러 눈에 들어왔다.

본격적인 남산 둘레길이 이어졌다. 이리 구불 저리 구불 오색 단풍길을 걸으며 사람들은 걸음마다 탄성을 질렀다. 여기저기서 "우와~" "원더풀"을 연발했다.

7.5km의 둘레길 가운데 우리는 북측 순환로 3.4km를 따라 걸었으며 곱게 물든 단풍잎들은 가을 햇살을 받아 영롱하게 반짝였다.

서울 도심 속에 이처럼 아름다운 곳이 있다는 게 신기하다고 누군가 얘기했다. 아스팔트에 포위된 채 살아가는 우리에게 남산은 이날 최고의 힐링을 선물했다.

주말인 16일 대학 동창들과 서울 남산 둘레길을 걸으며 늦가을 정취를 만끽했다.  copyright 데일리중앙
주말인 16일 대학 동창들과 서울 남산 둘레길을 걸으며 늦가을 정취를 만끽했다.
ⓒ 데일리중앙

우리는 이렇게 남산공원과 남산 둘레길을 따라 3시간 동안 트레킹을 즐기며 늦가을 정취를 만끽했다.

남산공원에는 서울타워와 봉수대, 안중근의사기념관, 삼순이계단, 서울성곽중앙계단길, 서울한양도성, 소월시비, 와룡묘, 장춘단비, 사명대사 동상 등이 있었다.

깊어가는 가을산의 풍경은 형언할 수 없이 아름답기만 한데···.

"맑은 물 흰 모래/ 갈매기는 비상하는데/ 낙엽 쓸쓸히 떨어지고/ 장강은 한없이 흐르고 또 흐르네."

사명대사는 늦가을 풍경을 이렇게 영탄했다.

우수수 부는 가을 바람, 흩날리는 낙엽, 섬돌 밑에서 밤새워 울어대는 귀뚜라미 울음 소리. 이맘때 우리의 마음은 더욱 간절해지는 거 같다.

트레킹을 마친 우리는 닭볶음탕으로 점심을 먹었고 이때 한 여자 동창은 박군의 '한잔해' 노래에 맞춰 특유의 댄스 실력을 선보여 큰 즐거움을 선사했다.

점심 식사 뒤 우리는 회식당으로 자리를 옮겨 막회를 먹으며 다시 술잔을 기울였다. 여기서 몇몇은 집으로 갔고 나머지는 전통찻집에서 십전대보차를 마시며 이날 일정을 완성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