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경지역 안전보장 계획 수립, 통일부 승인 없는 전단 살포 불가 등 포함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탈북자단체의 남북 접경지역에서의 대북 전단(삐라) 살포가 남북 및 남남 갈등으로 이어지고 잇는 가운데 접경지역에서 대북 삐라 살포를 금지하는 법안이 국회에 제출됐다.
박상혁 민주당 국회의원(경기 김포을)은 10일 접경지역 주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접경지역 지원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고 밝혔다.
대북 삐라 살포는 접경지역 주민의 생명·안전·재산권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 되고 있어 정부가 이를 제도적으로 막아야 한다는 게 이 법안의 입법 취지다.
개정안은 ▷'접경지역 지원 특별법'에 '안전보장에 관한 조항'을 추가해 법안명을 '접경지역 지원 및 안전보장에 관한 특별법'으로 변경하고 ▷행정안전부 장관이 접경지역 안전보장 계획, 방공호 등 안전시설 현황, 주민안전대책 및 비상시 대피계획 등을 담은 '접경지역 안전대책'을 수립하도록 하며 ▷접경지역에서 북한지역으로 살포되는 전단 및 물품에 대해 통일부 장관의 승인을 반드시 얻도록 하는 내용을 뼈대로 하고 있다.
이를 위반해 통일부 장관의 승인 없이 대북 전단을 살포하면 1년 이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 벌금을 부과하는 내용이 포함돼 법적 구속력을 강화했다.
2018년 4월 27일 판문점에서 남북 정상이 합의한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에 따르면 한반도에서 군사적 긴장상태를 완화하고 전쟁 위험을 실질적으로 해소하기 위해 남북이 공동 노력할 것을 선언하고 있다.
이를 위해 군사분계선 일대에서의 확성기 방송과 전단 살포를 비롯한 모든 적대행위를 중지하기로 했다.
그러나 지난 10여 년 간 수백 회에 걸친 일부 보수 민간단체들의 무분별한 대북 전단 살포가 잇따랐다.
이 때문에 2010년 연평도 포격사건과 2014년 김포시 애기봉 성탄트리 조준사격 위협 등의 사례와 같이 남북 간에 총격이 오가는 등 군사적 충돌을 야기하고 접경지역 주민의 안전이 크게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
박상혁 의원은 "대북전단 살포는 긴장 완화와 갈등 해소, 안전하고 평화로운 삶을 원하는 접경지역 주민들의 바람과 여망을 무너뜨리는 무책임한 행위이며 교류와 협력을 통해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평화와 번영의 길로 나아가고자 하는 우리 겨레의 염원에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무별한 대북 전단 살포로 112만 접경지역 주민 안전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차원의 대책과 전단 및 물품 살포 등에 대한 적법한 승인 절차가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5월 31일 김포 월곶면에서 탈북자 관련 민간단체가 대북 삐라 50만장과 1달러 지폐 등을 담은 대형 풍선을 북으로 날려 보내 남북관계가 얼어붙고 접경지역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실제로 북한 당국은 지난 9일 남북 간 모든 통신선을 끊어버렸다. 2018년 4월 27일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이후 유지되던 남북 간 통신선이 2년 5개월 만에 모두 끊어진 것이다.
북한은 조선중앙TV를 통해 "이번 조치는 남조선 것들과의 일체 접촉 공간을 완전 격폐하고 불필요한 것들을 없애버리기로 결심한 첫 단계의 행동"이라고 밝혀 추가적으로 후속 조치가 더 있을 것임을 예고했다.
북한 당국은 또 "지켜보면 볼수록 환멸만 자아내는 남조선당국과 더이상 마주 앉을 일도 논의할 문제도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며 대남 사업을 '대적 사업'으로 바꾸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박상혁 의원은 "'남북교류협력법'은 남북한의 상호 교류와 협력을 촉진하기 위해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한반도의 평화에 기여하기 위한 만들어진 법률이므로 접경지역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접경지역에서 이뤄지는 행위를 규제하기 위해서는 접경지역 지원 특별법에서 규정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어 "2018년 남북정상의 판문점 선언에서 확성기 방송 중단과 전단 살포를 멈추기로 상호 합의한 만큼 접경지역 환경오염 유발과 군사적도발을 불러오는 대북전단 살포를 멈추고 민간에서도 과거의 방식을 벗어나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평화와 번영의 새로운 길을 찾아나설 때"라고 밝혔다.
이번 '접경지역 지원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은 박상혁 의원을 비롯해 김경협·맹성규·문정복·박영순·양경숙·윤관석·이인영·이장섭·전해철·정일영·한병도·허영·홍익표 의원 등이 공동발의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