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신당 창당은 야권 분열이 아니라 민주세력의 확장"
상태바
이낙연 "신당 창당은 야권 분열이 아니라 민주세력의 확장"
  • 석희열 기자
  • 승인 2023.12.21 13:16
  • 수정 2023.12.21 14: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쇄신 없는 현재의 민주당, 문제가 불거져도 아무 소리 내지 않는 침묵과 죽음의 단합 너무 강해"
이재명 대표 사법리스크와 '돈봉투' 송영길 전 대표 구속에 죽은 듯이 침묵하는 당 분위기 비판
"현 민주당은 김대중 정신·노무현 가치가 살아 있는 민주당이 아니라 '1인 정당화'돼 가고 있다"
이재명 대표가 통합비대위 수용 등 변화 의지를 보인다면 언제든 만날 수 있어... 연말까지 시한
이낙연 민주당 전 대표(오른쪽)은 21일 이재명 대표 체제의 민주당을 "문제에 아무 소리 않고 따가가는 침묵의 단합, 죽음의 단합 같은 성격이 너무 강하다"고 비판하며 민주당이 통합비대위로 가면 이재명 대표(왼쪽)와 언제든 대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copyright 데일리중앙
이낙연 민주당 전 대표(오른쪽)은 21일 이재명 대표 체제의 민주당을 "문제에 아무 소리 않고 따가가는 침묵의 단합, 죽음의 단합 같은 성격이 너무 강하다"고 비판하며 민주당이 통합비대위로 가면 이재명 대표(왼쪽)와 언제든 대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이낙연 민주당 전 대표는 21일 이재명 대표 체제의 민주당을 "문제에 아무 소리 않고 따가가는 침묵의 단합, 죽음의 단합 같은 성격이 너무 강하다"고 비판했다. 

당 소속 국회의원들이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와 '돈봉투' 의혹의 정점으로 지목된 송영길 전 대표의 구속에 대해 죽은 듯이 침묵하고 있는 것을 빗댄 것이다.

특히 현 민주당은 김대중의 정신과 노무현의 가치가 살아 있는 우리가 알던 민주당이 아니라 '1인 정당화'돼 가고 있다며 이재명 대표 체제의 전체주의적 속성을 거론했다.

이낙연 전 대표는 그러면서도 통합비대위 수용 등 변화의 의지가 확인된다면 이재명 대표와 만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연말까지 이재명 대표가 변화의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면 예정대로 신당 창당 일정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자신이 구상하고 있는 신당 창당에 대해선 야권 분열이 아니라 민주세력의 확장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이 얻지 못하는 중도·무당층의 표를 가져와서 나중에 윤석열 정권 심판에 힘을 합치면 민주세력이 더 커지는 것 아니냐는 논리다.

이낙연 전 대표는 이날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나와 여러 현안에 대해 얘기를 나누며 이렇게 말했다.

이 전 대표는 먼저 지금의 대한민국을 암흑기로 규정했다. 이대로 가면 윤석열 정부는 1987년 민주화 이후 최악의 정부로 기록될 것이라고 했다. 경제는 말할 것도 없고 정치, 외교 어느 것 하나 불안하지 않은 것이 없다는 것이다.

위기의 원인은 윤석열 대통령이라고 진단했다. 대통령 내외의 리스크가 매우 크다고 했다.

한동훈 비대위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국민의힘 상황에 대해서도 엉망이라고 비판했다.

이 전 대표는 "지금 정권적 위기에 처해 있기 때문에 살아남기 위해서 무슨 일이든 하겠지 그런 카드의 하나로 한동훈 비대위원장 카드를 드러낸 것 같다"며 "그러나 그분의 스타일로 볼 때 검찰 본능으로 민주당을 욱박질러서 선거를 치르겠다는 것 같은데 그것으로 잘 될지 그건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동훈 비대위가 들어선다면 2012년 박근혜 비대위, 2016년 황교안 비대위 중 어느 모델이 될 지 전망을 해달라는 질문에 이 전 대표는 "둘의 좋은 점을 따려고 한 것 같은데 잘못하면 둘의 나쁜 점이 합쳐질 수도 있다"고 답했다.

박근혜 모델은 그 당시 이명박 정권과 반대편에 있었고 그러면서도 박근혜 위원장이 차기 유력 대권주자였다. 황교안 모델은 정권의 대리인 같은 그런 인상을 줬다.

이 전 대표는 "그런데 지금 한동훈 장관의 경우에는 두 가지의 좋은 점을 갖고 있다고 보이겠지만 잘못하면 두 가지의 나쁜 점도 나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당에 대한 비판과 아쉬운 지점들을 쏟아냈다.

이낙연 전 대표는 "윤석열 정부가 이렇게 혼미한데 야당의 견제나 대안 제시를 제대로 못하고 있다 생각한다"며 이재명 대표 체제를 겨냥했다.

진행자가 '국민의힘은 어쨌든 간에 인적 쇄신을 한다고 하고 그래도 소리가 들리는데 민주당은 조용하다 이런 분석이 있는 것 같다'고 하자 "침묵의 단합"이라고 했다.

이 전 대표는 "단합은 강조되는데 웬만한 문제가 있어도 아무 소리 않고 따라가는 그런 죽음의 단합 같은 성격이 너무 강하다"고 쇄신 없는 민주당을 비판했다.

민주당의 문제로 도덕성 마비를 꼽았다.

이 전 대표는 "엊그저께 경실련에서 내놓은 자료를 보니까 민주당 국회의원 중에 전과자가 68명이다. 국민의힘이 22명이니까 한 세 배가 넘는다 이렇게 돼 있더라"고 전했다.

이어 "그래서 그런지 (민주당에선) 그냥 거의 매일처럼 뭔가 법적인 문제가 나오고 그래도 그냥 뭉개고 지나가고 이것이 일상화되다 보니까 국민들이 질리는 것"이라 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내 비주류 혁신계 의원모임 '원칙과상식'에서 제안한 통합형 비대위가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했다.

통합비대위라는 것은 이재명 대표의 사퇴를 비롯한 현 지도부를 갈아엎고 민주당 리더십을 새로 구성하는 것을 말한다.

이 전 대표는 그게 연말까지 받아들여지면 이재명 대표와 만나 직접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자신이 구상하고 있는 신당 창당에 대해선 야권 분열이 아니라 민주세력의 확장이라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는 "민주당 지지를 뺏어 가자는 것이 아니라 민주당이 얻지 못하는 중도·무당층의 표를 가져다가 나중에 윤석열 정부의 심판 견제에 힘을 합치자, 그러면 세력이 더 커지는 것 아니냐"고 했다.

김대중 정신 없는 민주당, 노무현의 가치가 실종된 민주당 상상이 되느냐고 했다. 지금 이재명 대표 체제의 민주당은 김대중의 정신과 노무현의 가치가 살아 있는 그런 민주당이 아니라는 것이다. 1인 정당화돼 있는 민주당을 그대로 방치하는 것은 직무유기라고 했다.

이 전 대표는 "민주당이라는 간판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자랑스럽게 여겼던 김대중·노무현의 정신 가치 품격 이것을 누군가 어디선가는 지켜야 하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민주당 당원을 오래 했던 사람들은 우리가 알던 민주당이 없다, 아니다, 이렇게들 말하고 있다"며 신당 창당 당위성을 역설했다. 

'돈봉투'(불법 정치자금) 의혹의 정점으로 지목된 송영길 전 대표의 구속과 관련해 "당이 사과하고 그다음에 20명의 연루 의원들에 대해서도 뭔가 입장 발표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송 전 대표 등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사건에 대한 검찰수사에 대해선 '정치탄압' '검찰의 기획수사' 등의 비난을 퍼부었지만 정작 송 전 대표가 구속되자 어떤 입장도 내지 않고 침묵하고 있다. 송영길 전 대표에게 구속 영장을 발부한 판사는 지난 9월 이재명 대표의 구속 영장을 기각한 서울중앙지법 유창훈 판사다.

이낙연 전 대표는 선거제 개편 관련해서는 위성정당 포기를 전제로 연동형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대표는 "민주당은 오랜 세월 동안 다당제를 지지했고 소수 정당을 우군화해 왔다. 게다가 대선 공약 중에 하나가 연동형 지킨다는 거였다. 그런데 갑자기 병립형으로 돌아가겠다는 것은 민주당의 오랜 입장을 뒤집는 거고 또 본인의 약속까지 뒤집는 것이다. 그렇게 자꾸 (약속을) 뒤집으면 국민의 신뢰를 어떻게 얻느냐"고 말했다.

경실련 등 시민사회에서도 위성정당 금지를 전제로 연동형 선거제를 지킬 것을 여야 정치권에 촉구하고 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묶음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