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주자들, 전략지역서 총력전... 문재인, 호남 - 안철수, 충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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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권주자들, 전략지역서 총력전... 문재인, 호남 - 안철수, 충청
  • 송정은 기자·류재광 기자·석희열 기자
  • 승인 2017.04.30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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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유승민 부산서 격돌, 심상정은 수도권서 지지세 확장... 저마다 "나를 대통령으로 뽑아달라"
"양강 구도 무너졌다."

[데일리중앙 송정은 기자·류재광 기자·석희열 기자] 19대 대통령 선거가 열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주요 정당 대선 후보들은 황금 연휴를 맞은 29일 각각 전략적 요충지를 찾아 지지층 결집에 총력전을 펼쳤다.

중반 판세가 1강1중3약으로 분석되고 있는 가운데 판세 변화에 큰 분수령이 될 주말을 맞아 구석구석 바닥표를 훑으며 강행군을 이어갔다.

특히 문재인 민주당 후보는 이날 하루 서울에서 전북 익산~전남 순천~광주~목포를 잇는 1000km를 누비며 대세론 확산에 사력을 다했다.

문 후보는 야권의 심장인 호남에서 정의로운 대통령, 국민통합 대통령을 뽑아달라며 압도적인 지지를 호소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세종~오송~청주~아산~천안 등 하루 종일 충청권에 머물며 중원 공략에 화력을 집중했다.

두 후보는 이날도 치열한 공방을 주고받았다.

문 후보는 안 후보의 개혁공동정부를 거론하며 야합, 적폐연대라고 공격했고, 안 후보는 문 후보를 계파패권주의로 반격하며 또다시 속으면 안 된다고 맞섰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문재인-안철수 두 후보를 싸잡아 비판했다.

보수 적통을 놓고 맞붙고 있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와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부산과 경남에서 격돌했다.

"양강 구도 무너졌다."

'중원을 얻는 자가 대권을 얻는다.'

오후 6시 15분 광주 충장로 우체국 사거리에서 광주 집중유세에 나선 문재인 후보는 "이제 양강구도 무너졌고 갈수록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지금 문재인이 이기고 있는 것은 광주와 호남의 힘"이라며 "정말 고맙다"고 인사했다.

이어 "최고의 민주시민 광주시민들께 최고의 지지를 받으니까 정말 기분 좋다. 최고에는 최고로 보답해야 하지 않겠냐"며 "제가 꼭 대통령이 돼서 최고의 국정운영으로 보답하겠다. 광주 호남이 자부심을 가질 만한 대통령되겠다"고 연설했다.

그러자 2만5000여 명(경찰 추산 1만5000명)의 구름 관중이 일제히 '문재인!' '대통령!'을 외치며 유세장은 순식간에 열광의 도가니로 변했다.

이날 유세장에는 추미애 당 중앙선대위 상임위원장을 비롯해 이해찬·김부겸·박영선·송영길·박주민·노웅래·조응천 국회의원 등 당 지도부가 총출동해 문 후보를 지원했다. 이용섭·강기정·조영택 등 광주 출신 전직 국회의원과 김상곤 당 인재영입위원장, 김대중 전 대통령 아들 김홍걸 당 국민통합위원장 등의 모습도 보였다.

특히 문 후보의 입장에 맞춰 '약무호남 시무국가(若無湖南 是無國家)'라고 쓰인 대형 펼침막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약무호남 시무국가'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어록에 등장하는 글귀로 '호남이 없으면 나라도 없다'는 뜻이다.

문 후보는 "광주와 함께 핍박받고 광주와 함께 살아온 후보는 문재인 뿐이다. 광주가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면서 기억하는 역사, 그리고 저 문재인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면서 기억하는 역사가 꼭 같다"며 지역 정서를 자극했다.

또 "김대중 대통령이 핍박받을 때 함께 견뎌준 광주, 김대중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받았을 때 함께 인정받은 광주, 그 광주와 함께할 수 있는 후보가 문재인 말고 또 누구겠냐"고 소리쳤다.

이어 안철수 후보를 정면 겨냥했다. '정체성이 애매한 후보' '야합' 등의 표현을 써가며 안 후보를 거칠게 비판했다.

문 후보는 "촛불과 함께하지 않은 것을 내세우는 후보, 이랬다 저랬다 정체성이 애매한 후보가 우리 국민이 요구한 정권교체의 중심이 될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또 "나라가 안정돼야 통합이든 개혁이든 해낼 수 있다. 중심이 튼튼하지 않으면 바로서기 어렵다"며 "(국회 의석) 39석으로 연정을 하든, 협치를 하든 몸통 노릇할 수 있겠나, 꼬리밖에 더 하겠냐"라며 안 후보에 날을 세웠다.

앞서 익산역 동부광장에서 진행된 익산 유세에서 문 후보는 안 후보의 전날 개혁공동정부 구성을 언급하며 "자유한국당과도 연정을 할 수 있다고 한다. 국회 다수세력에게 총리를 내어주고 내각제도 받아들이고 임기단축도 오케이라고 한다. 이게 정권교체냐, 선거만 이기려는 정치공학, 정권야합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 후보는 끝으로 "진짜 희망, 진짜 미래 만들어 달라. 5월 9일 광주의 자부심에 투표해 달라. 공정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으로 보답하겠다. 압도적인 승리로 국민통합 대한민국으로 보답하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중원을 얻는 자가 대권을 얻는다.'

"이념, 지역, 세대의 차이를 넘어, 대한민국 미래 만들어 갈 모든 세력과 함께하겠다. 계파 패권주의가 망친 나라, 개혁공동정부로 바로 세우겠다."

"이념, 지역, 세대의 차이를 넘어, 대한민국 미래 만들어 갈 모든 세력과 함께하겠다. 계파 패권주의가 망친 나라, 개혁공동정부로 바로 세우겠다."

충청권에서 총력 유세를 펼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이날 중원 공략 마지막 지역인 천안 신세계백화점 앞에서 열린 충남 거점유세에서 "충청도는 우리 역사에서 평소에는 목소리 키우지 않지만 필요할 때는 반드시 할 말 하는 결기 보여준 곳"이라며 "충청도가 결심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전날 TV토론을 언급하며 "저는 말싸움 잘 못한다. 그러나 행동으로 우리 세상 바꿔 왔다. 말은 세상을 바꾸지 못한다. 행동만이 세상을 바꾼다. 저는 말보다 행동 앞서는 사람이다. 정치 바꾸라는 국민의 부름에 정치 시작했다. 정치 바꾸겠다는 약속 꼭 지켜내겠다"며 표심을 파고 들었다.

이에 뜨거운 함성과 함께 수천명이 '안철수!'를 열광적으로 외쳤다. 안 후보는 두 손을 번쩍 들어 열광하는 지지자들에 화답했다.

안 후보는 미래로 가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해 정치가 해야 할 첫번째 과제로 실력보다 빽이 통하는 세상을 확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속받은 재산, 집안 배경, 빽이 통하지 않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재벌 대기업이 독식하는 경제구조 바꿔야 한다며 재벌개혁을 역설했다.

이어 문재인 후보를 집중 겨냥했다.

안 후보는 "저를 지지하는 국민을 적폐라고 말했던 문재인 후보가 이제 와서 통합을 이야기한다. 선거에 이기려고 통합을 말한다. 거짓말에 또다시 속겠냐"고 소리쳤다.

안 후보는 "계파 패권주의 세력에게 나라를 맡기면 국가 위기 또 찾아온다. 생각이 다른 사람을 적으로 돌리면 이 나라 또 둘로 쪼개진다"며 "저 안철수, 탄핵 반대 세력과 계파 패권주의 세력을 제외한 합리적인 개혁세력 모두가 참여하는 개혁공동정부 세우겠다"고 약속했다.

지역 공약도 쏟아냈다. ▷중부권 동서내륙횡단철도 건설 ▷경부고속도로 남이-천안 구간 확장 및 장항선 복선전철화 건설사업 조기 착수 ▷논산 계룡에 북방산업단지 조성 ▷중부종합산업기지 계획 추진 ▷충남 관광산업 육성 등이다.

안 후보는 "충청의 압도적 지지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바꾼다"며 "5월 9일 안철수를 선택해 주면 5월 10일부터 대한민국의 대변화를 보게 될 것"이라고 연설했다.

"천안의 미래, 충청의 미래를 여는 첫번째 대통령이 되겠다"며 유세를 마무리하자 수천명의 지지자들은 소리를 지르고 '안철수 만세!'를 부르며 열광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저녁 7시30분 부산 덕천로터리 젊음의 거리에서 진행된 부산 거점유세에서 보수층 결집에 총력전을 펼쳤다.

홍 후보는 "홍준표가 대통령이 되면 제일 먼저 전교조부터 잡을 것이다. 그 다음에 민주노총을 비롯한 강성 귀족노조를 다 잡겠다. 종북세력도 다 때려잡을 것"이라고 특유의 거친 경상도 말투로 보수층 표심을 자극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어 "지금 전부 좌파 광풍 시대가 돼서 탄핵으로 시작해 언론도 반쯤 넘어가고 여론조사 90%도 넘어가 있다. 그런데 우리가 자체 조사한 게 있다. 전국적으로 '이번에는 경비원 아들 대통령 시켜보자'라는 말이 유행이다. 홍준표가 되면 청년들 일자리가 넘쳐나게 할 것이다. 그렇게 하려면 첫째 강성 귀족노조를 때려 잡아야 한다"고 거듭 강성노조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홍 후보는 "5월 9일 경비원 아들 대통령 시켜주시겠는가. 까막눈 아버지를 둔 아들도 대통령 시켜주시겠는가"라며 큰 절로 지지를 호소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부산 서면에서 집중 유세를 펼쳤다. 김무성 공동선대위원장과 김세연 당 사무총장 겸 선대본부장, 장제원·하태경 국회의원 등 모처럼 지도부가 대거 지원 유세에 나섰다.

김무성 위원장은 "바른정당은 가장 민주적인 방법으로 유승민 후보를 대통령후보로 선출했다. 네 번의 tv토론을 지켜본 국민께서 대통령이 되면 대한민국을 제일 잘 이끌 후보는 역시 유승민이라는 것을 판결했다"며 유 후보 지지를 당부했다.

오후 3시30분 마이크를 잡은 유승민 후보는 "박근혜가 싫어서 문재인을 뽑고, 문재인이 싫어서 안철수를 뽑고, 이렇게 투표하시면 또 5년 간 후회할 대통령을 뽑게 될지 모른다"며 "부산시민 여러분의 힘으로 저 유승민이 대통령 되면 완전히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온 몸을 불살라 대한민국과 국민을 위해 일하겠다며 지지를 간곡히 호소했다.

유 후보는 "유승민은 여러분을 위해서 정말 진심을 가지고 일하고 똑바로 일하고 똑똑하게 일하고 깨끗하게 일할 자신 있다. 부산시민 여러분께서 절대 후회하지 않을 여러분의 자랑스러운 대통령이 되겠다. 저 유승민을 뽑아 달라"고 거듭 지지를 부탁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이날 승부처인 수도권에서 집중 유세를 하며 지지층 확산에 나섰다.

성남 모란시장에서 펼쳐진 유세에서 심 후보는 "민주당 경선에서 이재명 성남시장이 후보로 확정돼 본선에서 심상정-이재명이 경쟁하는 그런 구도가 됐더라면 대한민국의 거침없는 개혁이 가능했을 것"이라며 "재벌개혁, 법인세 인상, 기본소득, 채무 탕감 등 이재명 성남시장이 못다 이룬 꿈 심상정이 이루겠다"고 외쳤다.

심 후보는 "국정농단 세력 적당히 봐주고 정치세력 간 이해관계 조정하는 것은 통합도 개혁도 아닌 야합"이라며 "대한민국을 같이 좀 잘 사는 사회로 만드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국민통합"이라고 강조했다.

심 후보는 "이번 5월 9일 대통령 선거, 촛불이 만들었다. 사실상 정권교체는 해놓았다. 이제 남은 것은 과감한 개혁으로 새로운 대한민국 만드는 일"이라며 "당당한 대한민국, 여성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는 대한민국, 청년들이 다시 사랑할 수 있는 대한민국 만들겠다. 내 삶을 바꾸는 대통령 심상정을 뽑아 달라"고 호소했다.

송정은 기자·류재광 기자·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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