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 블루라군·쏭강에서 2박3일... 잊지 못할 추억 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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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 블루라군·쏭강에서 2박3일... 잊지 못할 추억 선사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8.08.10 16: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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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기카-짚라인-카약킹 스릴 만점 짜릿한 체험... 인상적이고 기막힌 감회 평생갈 듯
▲ 라오스 방비엥에서 첫날 밤. 아침 창문을 열어보니 호텔 주변 산을 둘러싸고 있는 안개가 이국적인 풍광을 연출하며 신비롭기만 했다. 야시장 풍경도, 쏭강의 물결도, 호텔 루앙나콘을 오가는 사람들의 모습도 모두 이채롭게 다가왔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울퉁불퉁 2차선 산길 비포장도로를 우리는 3시간 넘게 내달렸다.

내가 그토록 오고 싶어했던 블루라군을 품고 있는 방비엥(vang vieng)이 눈앞에 나타났다.

지난 6일 라오스(라오 인민민주주의공화국)의 수도 비엔티안에서 하루를 묵은 뒤 버스를 타고 방비엥으로 가는 길은 멀고도 거칠었다.

옆에 앉은 한 대학생은 "이렇게 꼬불꼬불 산길을 몇 시간씩 자동차로 달리는 건 난생처음"이라며 낯선 풍경에 신기해 했다.

70년대 우리의 강원도 산길이 아마 이랬겠지-.

우리 일행(21명)을 태운 버스가 이리 구불 저리 구불 가파른 산길을 곡예하듯 돌고 돌아가자 중간 중간에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작은 마을이 나왔다. 낮게 깔린 잿빛 하늘에선 간혹 빗방울이 떨어졌다.

길 위에는 자그마한 소(우리 눈에는 송아지)가 혼자서 풀을 뜯거나 또는 저희들끼리 무리지어 돌아다니는 모습이 이채로웠다.

현지 가이드는 "여기에서는 소를 방목하듯이 바깥에 내놓고 키운다. 다 큰 소가 한국의 송아지 정도로 야위고 작다"고 말했다.

방비엥은 인구 2만여 명이 사는 수도 비엔티안 주의 작은 도시. 도로 등 사회간접자본이 열악한 라오스에선 대통령궁과 정부청사 등이 있는 비엔티안 중심가를 제외하곤 2차선 도로가 전부였다.

7일 오후 늦게 방비엥에 도착한 우리는 길이 좁아 버스가 호텔까지 들어가지 못하는 바람에 툭툭이(1톤 트럭에 승객을 태우는 현지 교통수단)로 갈아탔다. 도시 전체가 우리네 70년대 시대극을 찍는 드라마 세트장 같았다.

방비엥에서 첫날 밤. 호텔 루앙나콘 방비엥 팰리스에 여장을 푼 뒤 우리는 쏭강 강변에 자리잡은 한국 식당으로 가서 저녁을 먹었다. 2층 식당에서 바라본 쏭강의 물결이 우수를 자아냈다.

자고 일어나 아침 창문을 열어보니 호텔 주변 산을 둘러싸고 있는 안개가 또한 이국적인 풍광을 연출하며 신비롭기만 했다.

▲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 주의 작은 도시 방비엥의 야시장 풍경. 방비엥의 야시장에는 관광객들로 붐볐으며 아이 어른 할 것이 없이 가족 모두가 장사를 하는 모습이 이채로웠다.
ⓒ 데일리중앙

이곳 야시장 풍경도, 쏭강의 잔물결도, 호텔 루앙나콘을 오가는 사람들의 모습도 모두 이채롭게 다가왔다.

이번 라오스 여행은 셋째날(8일) 방비엥 일정에 집중됐다.

이날 아침 눈을 뜨자마자 아침을 먹는 둥 마는 둥하고 롱테일 보트를 타기 위해 쏭강으로 나갔다. 롱테일 보트는 세 사람이 탈 수 있는 좁고 긴 보트로 앞에 두 사람이 앉고 맨 뒤에 사공이 앉아 모터 스크류를 조정하며 쏭강의 물결을 따라 내려갔다 올라오는 뱃놀이다.

보트가 너무 좁고 길기 때문에 자칫 무게중심을 잃으면 배가 뒤집혀 강물에 빠질 수도 있어 스릴을 느끼는 만큼 주변의 빼어난 풍광이 주는 즐거움 또한 컸다.

▲ 방비엥 버기카(buggicar)는 또다른 흥분을 안겨줬다. 두 사람이 한 조가 돼 버기카를 타고 비포장 산악길을 내달리는 그야말로 군대에서나 해봄직한 산악 트레킹 만큼 흥분되는 놀이였다.
ⓒ 데일리중앙

이번에는 버기카(buggicar·일종의 스포츠카)가 날 흥분시켰다.

두 사람이 한 조가 돼 버기카를 타고 비포장 산악길을 내달리는 그야말로 군대에서나 해봄직한 산악 트레킹 체험이었다. 우리는 편대를 이뤄 블루라군까지 나아갔다.

좁은 산악 도로에 움푹 패인 웅덩이가 곳곳에 자리하고 있어 블루라군에 도착했을 때는 온몸이 흙탕물로 범벅이 돼 있었다.

그러나 난생처음 해보는 이색 체험에 다들 즐거운 표정이었다.

▲ 라오스 방비엥 블루라군. 에메랄드 빛의 신비한 호수 블루라군은 관광객들에게 최고의 추억을 선사했다.
ⓒ 데일리중앙

블루라군(blue lagoon)은 초록빛이 감도는 그야말로 에메랄드 그 자체였다. 나는 그침 없이 신비의 호수 블루라군에 풍덩 몸을 던졌다.

어릴 때 TV로 즐겨 봤던 영화 속 '타잔'이 되겠다며 2미터, 6미터 높이로 올라가 잇따라 다이빙을 했다. 타잔처럼 줄을 타고 물 속으로 뛰어들기도 했다.

그렇게 블루라군에서 1시간 30분 동안 타잔처럼 다이빙과 줄타기를 즐기다 보니 허기가 졌다.

우리는 운치 있는 쏭강 강가로 가서 BBQ 도시락으로 점심 끼니를 때웠다.

오후에는 짚라인으로 스릴을 만끽했다. 방비엥 짚라인은 쏭강과 열대우림의 짜릿한 스카이로드다. 탑승자를 지탱해주는 와이어나 도르래에 문제가 생기면 쏭강이나 열대우림 정글 속으로 떨어질 수 있는 최고의 스릴을 맛볼 수 있는 놀이다.

때마침 하늘에서 소나기가 퍼붓기 시작했다. 잔뜩 불어난 쏭강의 물결은 흙탕물로 더욱 거세졌다.

그러자 짚라인 출발선에선 긴장감이 팽팽하게 감돌았다. 어떤 아이는 울음을 터뜨리며 짚라인 타기를 포기했고 다른 여자 아이들은 겁에 질려 소리를 지르면서도 아슬아슬한 스릴을 즐겼다.

"가슴 떨릴 때 떠나라. 다리가 떨릴 때는 이미 늦을 것이다."

이어 탐남동굴 체험을 즐긴 뒤 카약킹에 나섰다. 카약킹은 2~3명이 배를 타고 노를 저으며 쏭강의 절경을 감상하는 어드벤처 물놀이다.

방비엥 블루라군과 쏭강에서의 이러한 인상적인 일정이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했다.

3박5일에 걸친 이번 라오스 여행은 앞으로 살아가면서 두고두고 되새길 기막힌 감회로 남을 거 같다.

"가슴 떨릴 때 떠나라. 다리가 떨릴 때는 이미 늦을 것이다."

닷새 동안 우리에게 재치와 윤기나는 입담으로 즐거움을 줬던 개그맨 출신 가이드가 남긴 말이다.

10일 라오스 여행을 마치고 인천공항에 내려 집으로 돌아오는 리무진 안에서 가이드가 한 이 말이 떠나지 않고 계속 맴돌았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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