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경선 혼탁과 불공정 시비로 얼룩... 공천 후유증 '심각'
상태바
민주당 경선 혼탁과 불공정 시비로 얼룩... 공천 후유증 '심각'
  • 석희열 기자
  • 승인 2020.03.19 20: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텃밭인 호남에서 재심 신청 잇따라... 후보 간 비방·폭로·흑색선전 '과열'
이해찬식 '시스템 공천' '원팀 전략' 온데간데 없고 고소·고발전만 남아
남원·임실·순창 박희승 "애초부터 이길 수 없는 게임"... 이강래 "다 끝난 일"
민주당의 4.15총선 후보 경선을 둘러싸고 혼탁과 불공정 시비가 끊이지 않고 있어 공천 후유증이 심각할 것으로 우려된다. copyright 데일리중앙
민주당의 4.15총선 후보 경선을 둘러싸고 혼탁과 불공정 시비가 끊이지 않고 있어 공천 후유증이 심각할 것으로 우려된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금품수수, 신천지 연루설, 권리당원 불법 조회, 경선 결과 불복과 번복, 재심청구, 경선결과가처분신청, 고소·고발... 4.15총선이 4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민주당의 후보 경선이 혼탁과 불공정 시비로 얼룩지고 있다.

특히 민주당의 탓밭인 호남에서 경선 후유증이 심각하다. 공천이 바로 당선이라는 등식에 매몰돼 당내 경선이 과열 양상을 띄며 곳곳에서 상호 비방과 폭로전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광주·전남 18개 선거구 가운데 7곳(광주 동남갑, 광주 북구을, 광주 광산갑, 광주 광산을, 전남 여수갑, 고흥·보성·장흥·강진, 순천·광양·곡성·구례(을))에서 경선 결과에 불복해 재심 신청이 잇따랐다. 전북에서도 남원·임실·순창에서 재심이 청구됐다.

문제는 당 공천 재심위원회(위원장 김태년)가 원칙 없이 재심을 수용하거나 제 입맛에 따라 기각을 남발하면서 선거판을 더욱 혼탁하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광주 광산갑의 경우 이석형 예비후보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됐음에도 당 재심위와 최고위가 재심을 기각했다 검찰이 후보 선거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자 공천자격을 박탈했다. 민주당이 스스로 정한 기준과 원칙에 따라 판단하지 못하고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그제서야 스스로 내린 결정을 뒤집은 것이다.

광주 광산을은 경선에서 박시종 후보가 승리했으나 '권리당원 불법 조회' 혐의로 중도 사퇴한 김성진 후보와 단일화하면서 불공정 경선 의혹이 제기돼 민형배 후보가 재심 신청했다. 당 재심위와 최고위는 재심을 받아들여 박시종-민형배 후보의 재경선(19~20일)을 결정했다.

그러나 이와 비슷한 일이 벌어진 남원·임실·순창에서는 재심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재심 기준이 오락가락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지난 3~5일 치러진 남원·임실·순창 지역구의 경선 결과를 두고 잡음이 계속되고 있다. 박희승 후보는 "애초부터 이길 수 없는 게임이었다"며 불공정 경선 의혹을 제기했고 이강래 후보는 "다 끝난 일"이라고 말했다.copyright 데일리중앙
지난 3~5일 치러진 남원·임실·순창 지역구의 경선 결과를 두고 잡음이 계속되고 있다. 박희승 후보는 "애초부터 이길 수 없는 게임이었다"며 불공정 경선 의혹을 제기했고 이강래 후보는 "다 끝난 일"이라고 말했다.
ⓒ 데일리중앙

이번 민주당 후보 경선에서 가장 치열했던 곳이 바로 남원·임실·순창 지역구다.

한국도로공사 사장 출신의 이강래 후보와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출신의 박희승 후보가 맞붙은 경선(3월 3~5일)에서 두 후보는 초박빙 승부 끝에 이 후보가 0.94%포인트 차로 이겼다.

박 후보는 상대 후보의 권리당원 불법 조회와 지역언론을 통한 흑색선전 및 허위사실 유포 등이 공정경선을 방해하고 여론을 왜곡했다며 경선 결과에 불복해 재심 청구했다. 또 서울남부지방법원에는 경선결과효력정지가처분 신청을 냈다.

그러나 당 재심위는 박희승 후보의 재심 청구를 기각했다.

권리당원 불법 조회라는 똑같은 일이 벌어졌는데도 광주 광산을에서는 재심이 받아들여졌고 남원·임실·순창에서는 기각된 것이다.

광주 광산을에선 김 후보 쪽이 최근 당원 명부 4400개를 건드려 권리당원 1400개를 확인했고 남원·임실·순창은 이 후보 쪽이 지난해 4월 1만3300개를 점검해 5300개를 확인했다는 게 박 후보 쪽 주장이다.

남원·임실·순창에서 권리당원 조회(유출)가 더 많이 이뤄졌는데도 박희승 후보의 재심 청구는 기각되고 권리당원 조회가 더 적게 이뤄진 광주 광산을에선 어째서 재심이 받아들여졌을까.

이에 대한 설명을 듣기 위해 김태년 민주당 공천 재심위원장에게 여러 차례 휴대폰으로 연락을 취하고 문자를 남겼지만 김 위원장은 응답하지 않았다.

다만 김 위원장은 박희승 후보 쪽에 광산을은 불법 조회가 최근에 이뤄졌고 남원·임실·순창은 지난해에 이뤄졌기 때문에 판단 기준이 다르다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박희승 후보는 "그게 뭔 차이가 있나. 권리당원 유출 사유는 똑같은데 광주 광산을은 최근 일이라 재심을 받아주고 남원·임실·순창은 좀 지난 일이니 안 받아준다는 게 말이 되냐"고 반박했다. 

재심위의 오락가락한 기준과 원칙을 비판하는 목소리는 당 안팎에서 이어지고 있다.

이러다보니 이해찬식 '시스템 공천'과 '원팀 전략'은 말 뿐이고 실체가 없는 헛것이라는 볼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조작 가능성 등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단순 여론조사 결과로만 이뤄지는 당내 경선에서 1% 미만의 오차범위 안 지지율 격차로 순위를 결정하는 데 대한 비판 목소리도 거세다.

여론조사 전문가들과 통계학자들은 오차범위 안에서 순위를 결정하는 건 무의미하다고 지적한다. 미국 CNN 등 세계 많은 언론에서는 ARS 전화 여론조사 결과는 믿을 수 없다는 이유로 인용 보도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더군다나 이번 민주당 당내 경선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참관인 없이 깜깜이 선거로 이뤄졌다고 한다. 후보 쪽 참관인 없이 여론조사기관 직원들이 조사 결과를 봉인해서 민주당에 전달하는 방식이다. 순위 조작은 물론 여론조사 결과를 100% 뒤집을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이강래 후보는 <데일리중앙>과의 통화에서 입장을 묻는 질문에 당 재심위와 법원의 기각 결정을 언급하며 "다 끝난 일이다. 법원과 재심위의 기각 결정은 그 사람(박희승 후보)의 주장이 터무니없는 일이라는 걸 말해주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이 후보는 한국도로공사 사장 재임 당시 가족회사 일감몰아주기와 고속도로 톨게이트 요금수납원(비정규직) 집단 해고로 논란이 됐다. 

이 때문에 남원·임실·순창 경선 이후 당 지도부 일각에서는 "(박희승 후보가) 이강래 후보처럼 하자가 많은 사람을 왜 못이겼냐"는 목소리가 나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박희승 후보는 "반칙과 불법 등으로 애초부터 우리가 이길 수 없는 게임을 한 것"이라며 "이런 공천은 나중에 호남 민심의 큰 반작용을 가져올 것"이라고 심각한 공천 후유증을 경고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묶음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