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사육장' 형제복지원 진상규명 위한 과거사법 개정안 국회 통과 촉구
상태바
'인간사육장' 형제복지원 진상규명 위한 과거사법 개정안 국회 통과 촉구
  • 석희열 기자
  • 승인 2020.05.06 19: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형제복지원 피해 생존자·실종자·유가족모임 및 민주당·민생당·정의당 의원, 미래통합당 동참 촉구
형제복지원 피해자 최승우씨, 국회의원회관 지붕 위에서 농성 시작... "국회는 과거사법 개정하라!"
20대 국회는 아직도 '야만의 시대'... 과거사법 통과 지연에 따른 피해자와 희생자 고통에 사죄해야
1975년부터 1987년까지 요덕 수용소로 불리는 부산 주례동에 위치한 형제복지원에서 일어난 잔인한 인권학대·유린사건에 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한 과거사법 개정 목소리가 다시 확산되고 있다. 형제복지원 피해자 최승우씨는 지난 5일부터 국회의원회관 출입구 지붕 위에 올라가 형제복지원 사건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이고 있다. (만평=김진호) copyright 데일리중앙
1975년부터 1987년까지 요덕 수용소로 불리는 부산 주례동에 위치한 형제복지원에서 일어난 잔인한 인권학대·유린사건에 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한 과거사법 개정 목소리가 다시 확산되고 있다. 형제복지원 피해자 최승우씨는 지난 5일부터 국회의원회관 출입구 지붕 위에 올라가 형제복지원 사건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이고 있다. (만평=김진호)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한국의 '아우슈비츠', 대한민국 '요덕 수용소' 형제복지원 사건의 진상을 밝히고 관련자를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다시 커지고 있다.

이를 위해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기본법'(과거사법)을 20대 국회 임기 안에 개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형제복지원 피해 생존자·실종자·유가족모임은 6일 20대 국회에서 과거사법을 개정하라고 여야 정치권에 촉구했다.

또 민주당·민생당·정의당 국회의원 및 인권시민사회단체들은 과거사법 국회 통과에 미래통합당의 동참을 강력히 요구했다.

그러나 4.15총선에서 참혹한 패배로 당의 앞날을 걱정해야 하는 미래통합당은 과거사법 개정에는 별 관심이 없어 보인다.

앞서 형제복지원 사건 피해 생존자 최승우씨는 지난 5일부터 국회의원회관 출입구 지붕(캐노피) 위에 올라가 20대 국회 임기 안에 형제복지원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과거사법 개정안을 처리해달라며 농성을 시작했다.

형제복지원 사건은 박정희-전두환 군사독재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1975년부터 1987년까지 요덕 수용소로 불리는 부산 주례동에 위치한 형제복지원에서 일어난 잔인한 인권학대·유린사건이다.

국가 폭력에 의한 인간 말살이 워낙 잔인해 '인간사육장' '한국의 아우슈비츠'로 불린다.

당시 중학교 1학년이던 최승우씨는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다 집 근처 파출소 순경에게 교복을 입은 채로 끌려가 5년 동안 지옥 같은 수용소 생활을 했다.

형제복지원 피해 생존자들은 2017년 11월 7일부터 과거사법 개정을 촉구하며 국회 앞 노숙 천막농성에 들어갔다. 6일 현재 909일 동안 한데서 잠을 자며 천막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범죄 소굴과도 같았던 형제복지원에서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은 생존자들이 바라는 건 간단하고 명확하다. 더하지도 말고 덜하지도 말며 있는 그대로 진상을 밝혀달라는 것이다.

형제복지원 사건의 철저한 진상규명과 조사, 그리고 관련자 처벌, 국가의 책임 있는 사과 및 후속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과거사법 개정안은 지난해 10월 소관 상임위인 국회 행안위를 어렵게 통과했지만 거기서 멈춰 서있다.

과거사법 개정안은 형제복지원 사건 등 과거 국가권력에 의해 인권침해가 발생한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고 피해자들의 명예를 회복시킬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길이다.

민주당 진선미·박주민·김영진 국회의원, 민생당 장정숙 국회의원 등과 형제복지원피해생존자모임 등 시민단체들은 6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미래통합당은 어떠한 조건도 내걸지 말고 과거사법 국회 통과에 적극 참여하라"고 촉구했다. 

진선미 의원은 "억울한 국가폭력 피해자들의 외침을 무시하고 못들은 척 귀 막고 있는 국회는 지금 이 순간에도 야만의 시대를 살고 있다"며 "지금 이 시점에서 국회는 국회가 존재하는 이유에 대해 스스로 명확한 답변을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아울러 국회는 과거사법 통과 지연에 따른 피해자와 희생자 유족의 고통에 대해 사죄할 것을 요구했다.

형제복지원피해생존자·실종자·유가족모임은 이날 성명을 내어 "과거사에 대한 철저한 해결은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미래의 준비"라며 "우리는 철저한 진상규명과 조사, 그리고 처벌, 국가의 책임 있는 사과와 후속조치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에게 "취임 당시 약속한 공약을 집행하기를 요구한다"며 "100대 국정과제 중 3번째 '국민의 눈높이에 맞춘 과거사 문제 해결'을 적극적으로 실천하라"고 촉구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묶음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